의회, 보크 총리 내각 승인

루마니아 의회가 에밀 보크 전 총리를 수반으로 하는 새 내각을 승인함에 따라 2개월여에 걸친 루마니아의 실질적인 정부 부재가 끝났다.

루마니아 의회는 23일 보크 전 총리를 총리로 하는 새 내각에 대한 신임 투표에서 찬성 276표, 반대 135표로 새 내각을 승인했다고 미디어팍스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보크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며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적 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크 총리를 비롯해 새 정부 각료들이 대부분 2개월 전 의회의 불신임으로 퇴진을 맞은 민주당 소수정부에서 일했던 장관들임을 고려하면 이번 새 정부에 대한 의회 승인은 사실상 민주당 정부에 대한 재신임과 같다.

이달 초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트라이안 바세스쿠 대통령은 당선 직후 자신을 지지해준 민주당의 보크 전 총리를 새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사회민주당과 자유당 등 주요 야당이 보크 총리 신임을 거부하겠다고 밝히면서 신임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민주당 이외 군소야당에서도 보크 총리를 지지해 의회 신임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는 그동안 실질적인 정부 부재 상황을 이유로 약속한 구제금융 집행을 미뤄온 국제통화기금(IMF)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바세스쿠 대통령은 IMF 요구를 충족하는 내년도 긴축 예산안이 내달 중순까진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권력 공백이 루마니아의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루마니아는 지난 10월 중순 사민당 등 야권이 보크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 소수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한 뒤 지금까지 2개월여 동안 실질적인 권한을 지닌 정부가 없는 권력 공백이 계속돼 왔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