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明仁) 일왕이 23일 76세 생일을 맞아 왕궁 앞에 모여든 약 2만4천명의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고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일왕은 이날 오전 세 차례에 걸쳐 왕궁 조와덴(長和殿)의 발코니에 미치코(美智子) 왕비, 나루히토(德仁) 왕세자 부부,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왕자 부부와 함께 모습을 보였다.

아키히토 일왕은 베란다에서 "올해 즉위 20주년, 결혼 50주년을 많은 분이 축하해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경제 사정이 어려운 와중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년에는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건강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보다 좋아졌다"며 "내년에도 일정이나 행사를 조금 줄이면서 보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왕궁 앞에는 1989년 아키히토 일왕 즉위 이래 최다 인파인 2만3천928명이 모였다.

한편 아키히토 일왕이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을 맞는 내년에 한국을 방문하는 문제와 관련해 최근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이 "한국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환영을 받는다면 (왕의 방한이) 좋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