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의 젊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겐 실업과 얇아진 주머니의 고통을 절대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간절한 소망을 아이 이름에 담고 있다.

해마다 '올해 가장 많이 쓰인 신생아 이름 톱10'을 발표하는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은 올해 보험에 가입된 남녀 신생아 88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들에게 가장 많이 지어준 이름은 '큰 날개를 펼쳐 날아오르다'란 의미의 '히로토(大翔 · 야마토,하루토로도 발음)'였다고 밝혔다. 딸 이름으로는 '따스한 햇볕 아래 잘 자라는 채소'란 뜻의 '히나(陽菜 · 하루나로도 발음)'가 제일 인기가 높았다. '히로토'와 '히나'는 각각 3년,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유명 스타들의 이름도 부모들의 아들 이름짓기에 애용됐다. 지난해 NHK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사극 '아츠히메'에 출연했던 유명 남자배우 에이타(瑛太)의 이름은 지난해 13위에서 올해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 올해 일본 골프투어(JPGA)에서 최연소 상금왕에 올라 골프계에 파란을 일으켰던 이시카와 료(遼)의 영향으로 '료'가 50위권에 들었다. 이 이름은 작년엔 순위 안에 들지 못했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