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상, 양국 관계 진전 노력 약속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20일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양국 관계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한 실무적인 조치들을 취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리리 총리는 이날 다마스쿠스 주재 레바논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틀간의 이번 시리아 방문 중에 아사드 대통령과 3차례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주고받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측에서는 앞으로 중요한 조치들이 취해질 것이고, 아사드 대통령 쪽도 여러 영역에서 양국 관계를 진전시키는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아의 고위 인사인 부타이나 샤아반은 이번 양국의 정상회담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건설적으로 진행됐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하리리 총리는 전날 자신의 부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를 암살한 배후로 지목해온 시리아를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했다.

시리아는 하리리 총리의 부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가 2005년 2월 의문의 차량폭탄 테러로 숨지기 전까지 29년간 자국의 군부대를 레바논에 주둔시키고 내정에 개입해왔다.

하지만, 시리아는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암살 배후로 몰려 레바논에서 군부대를 철수시켰고, 철군 운동을 주도한 하리리는 2005년에 이어 올해 6월 총선에서 잇따라 친서방 정파 그룹인 `3.14 동맹'의 승리를 이끌었다.

하리리 총리의 측근인 무스타파 알루쉬 전 의원은 "하리리 총리에게 이번 시리아 방문은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지만, 양국 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레바논과 시리아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사이 상대국 수도에 각각 대사관을 설치해 1940년대 건국 이후 처음으로 국교를 정상화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