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유전을 둘러싼 이란과 이라크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양국 국경지대인 마이산주의 유전을 사이에 둔 양국의 군사적 대치는 이틀만에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이 지역의 불안한 안보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는 19일 보안군을 이란군이 점령하고 있는 알-파카 유전의 제4유정에서 1km 떨어진 곳에 배치했다.이라크군이 언론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어 파견된 병력의 규모나 정확한 상황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이란 병사 11명은 지난 18일 오후 3시30분경 알-파카 유전에 진주해 이란 국기를 세우고 점령했다.이에 이라크 정부가 보안군을 파견하면서 양측의 긴장이 고조됐었다.마이산 주지사는 20일 이란군이 이 지역을 이란 국기를 세워둔 채 철수했다고 밝혀 군사적 대치가 일단은 진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라크와 이란은 설전을 주고받았다.알리 알-다바그 이라크 정부 대변인은 19일 “이란이 이라크와의 선린 관계에 충실해야 하며 즉각 유정에서 철군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이란군은 이날 성명에서 1975년 체결된 국경 협정을 언급하며 “우리 군은 우리 영토에 배치됐고 국제적으로 알려진 국경에 따르면 이 유정은 이란에 속한다”고 주장했다.양국간 대치 상황에서 크리스토퍼 힐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는 이라크의 보안군 파견에 대해 “이는 이라크가 이란에 밀리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해 지지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란군이 점령한 유정이 있는 알-파카 유전은 바그다드에서 남동쪽으로 320㎞ 떨어진 이란과의 국경 지대에 있으며 원유 매장량이 150억배럴로 추산되고 있다.양국이 이 유전의 일부를 자국 소유라고 주장해왔다.이 유전은 이라크가 지난 6월 실시한 유전 개발사업 입찰에 오르기도 했지만 유찰됐었다.이번 사건으로 유가가 18일 장중 배럴당 74달러를 돌파하는 등 원유 시장이 불안 조짐을 보이자 이라크 정부는 “이번 사건은 이라크의 석유 생산과 수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