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당사자 회의선 난상토론
정치적 선언 수준 '절반의 합의' 그칠 듯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고 있는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폐막 마지막 날인 18일 낮 본회의를 시작했다.

이날 본회의는 미국과 중국 등 정상이 참가한 주요 당사자 회의가 진통을 겪으면서 예정보다 2시간 가까이 늦게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 당사자 회의 결과에 대한 회의적 전언이 나오면서 코펜하겐 총회에서 채택될 공동선언문이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절반의 합의'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이날 양자 대화를 갖고 합의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백악관 관리가 전해 미국과 중국의 최종 담판 기대감도 부각되고 있다.

총회 참가국들은 지구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내로 묶기로 합의하고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을 위해 선진국이 2010~2012년까지 총 3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중국 등 개도국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 약속의 이행을 검증하는 체계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각국은 국가 차원의 행동을 취하는 동시에 관련 약속을 검증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어떠한 합의도 국가 간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현재 마련 중인 합의안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떤 국가도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원자바오 총리도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말을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를 달성하고 초과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미국, 중국, 프랑스, 독일,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의 정상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주요 당사자 회의에선 미국의 감축 목표 상향과 중국의 국제검증 수용 등 핵심 쟁점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이번 코펜하겐 총회의 결과는 기대치에 크게 모자란다"면서 "차기 회의에서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사회 협력을 위한 협상이 종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싱 총리의 이런 발언은 오는 2012년 종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신하는 새로운 기후변화 협약 마련을 위한 협상 타결을 내년 말 멕시코 총회로 기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백악관 관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원 총리가 따로 만나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고 각각 자국의 협상팀에 합의안 도출에 노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하면서 양자 대화를 이번 기후변화 협상에서 "진전된 행보"로 평가했다고 밝혀 막판 타결 가능성을 열어놨다.

(코펜하겐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국기헌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