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는 않지만 우주의 상당 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암흑 물질(dark matter)' 후보가 국제연구진의 지하실험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암흑물질을 연구하는 국제공동연구진인 극저온암흑물질탐색(CDMS) 소속 물리학자들은 최근 미국 미네소타의 폐 철광산 지하 800여m에서 수행해온 극저온 실험에서 암흑물질의 존재를 시사하는 단서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별처럼 천체망원경 등으로 관측할 수 있는 물질은 모두 합쳐도 우주 전체 질량의 4%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나머지는 암흑물질(425%)과 암흑에너지(70%)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현재의 장비로는 관측이 불가능하고 다른 물질과도 거의 반응하지 않아 그 실체를 확인하는 것이 관련 학계의 과제가 돼왔다.

CDMS 연구진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각종 우주선(線)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 미네소타의 지하 800여m 폐광산에 절대 0도(영하 273℃) 가까이 냉각시킨 게르마늄-실리콘 결정 감지체를 설치하고 암흑물질의 단서를 찾는 실험을 해왔다.

이들이 찾는 암흑물질의 후보는 '약한 상호작용을 하는 무거운 입자'를 의미하는 '윔프(WIMP)'.
우주에서 날아오는 각종 물질과 우주선은 수백m의 바위에 막혀 감지체에 도달할 수 없고 절대 0도 가까이 냉각된 게르마늄-실리콘 결정 감지체는 구성 원자의 운동까지 정지되기 때문에 만약 윔프가 감지체와 충돌하면 그 흔적이 구성 원자의 진동 형태로 남게 된다.

연구진은 2년여 동안 감지체를 분석한 결과 윔프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2개의 미세한 진동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흔적이 동굴 안 방사선의 파동으로 인해 생겼을 가능성이 20% 이상이라며 "암흑물질의 단서를 찾은 것 같기는 하지만 그 증거는 못된다"고 말했다.

암흑에너지나 암흑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주의 질량이 너무 작아 현재와 같은 형태를 이루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밝히려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규명은 필수적이다.

이번 발견이 실험을 거쳐 암흑물질로 확인되면 반세기 넘게 미궁으로 남았던 과제가 해소될 전망이며 특히 이들 입자가 암흑물질이 맞다면 초대칭 입자가 자연에 존재한다는 첫 증거가 된다.

CDMS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작성, 인터넷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newgla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