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장벽이 붕괴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신연방주(구동독 지역)가 독일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입은행은 독일 교통건설도시개발부가 베를린장벽 붕괴 20주년 기념으로 발간한 '독일 통일현황에 관한 독일연방정부의 2009년 연례보고서'를 번역해 발간한 '2009 독일통일백서'를 통해 "신연방주는 20년간 재건작업을 통해 경제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으나 전체 독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영방주의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1991년 서독의 33% 수준에서 2008년 71%로 높아졌으며 생산성은 25%에서 79%로 뛰었다.

신연방주의 제조업이 총부가가치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8년 기준 19.6%로 프랑스(10.4%), 영국(12.6%), 미국(13.3%), 이탈리아(19.2%) 등을 넘어섰으며, 자영업자 비율은 구서독 지역과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신연방주는 독일 총인구의 20.1%, 총 GDP의 15.1%를 각각 차지하고 있으며 수출규모는 전체의 8.0%에 불과하고 경제분야 연구개발(R&D) 인력도 전체의 9.7%로 10%에 못 미쳤다.

또 실업률은 13.1%로 구서독 지역 실업률인 6%의 배를 웃돌았다.

독일연방정부는 구동독 체제 붕괴의 원인으로 생산과 판매, 개인적 진로까지도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등 자발성과 자기책임에 대한 강한 억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내적인 통일과정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복잡하고, 예상보다 다양한 측면을 포함하고 있다"며 "사회적 차원 및 사회복지 차원의 통합을 달성해야 하며 상호 이해와 인정, 생동감 있는 민주주주와 적극적인 시민 참여, 극우주의 퇴치, 구동독 공산당 독재 규명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연방정부는 2019년까지 신연방주의 경제력을 구서독의 취약지역 수준으로 끌어올려 동, 서부 간 생활수준을 평준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기업의 투자와 혁신역량 강화 ▲우수대학 육성 ▲청정기술과 생명공학에 대한 지원 등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