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만 쑤신 시진핑 '日王 면담 24분'
일본 정부가 방일 중인 시진핑 부주석을 국가원수급으로 환대하고 있다. 시진핑 부주석은 15일 아키히토 일왕도 특별 접견했다. 외국 요인이 일왕을 면담하려면 최소 1개월 전에 서면으로 신청해야 한다는 관례를 깨고 지난달 말 신청한 시진핑 부주석의 면담이 이뤄졌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 중 · 일 관계 등을 고려해 왕실 업무를 관장하는 궁내청에 강력히 요청한 결과다. 시진핑 부주석의 일왕 면담은 24분에 불과했지만 일본 정치권은 이 '특례 면담' 때문에 쑤신 벌집이 됐다.
야당인 자민당은 "국익이 아니라 민주당 정권이 자신들을 위해 지금까지 지켜져온 룰(1개월 전 신청)을 깬 것은 일왕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와 여당은 일왕의 시진핑 부주석 면담을 밀어붙였다.
일본의 민주당 정부가 시진핑 부주석을 이처럼 환대한 것은 중 · 일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준다. 정부 대변인 격인 히라노 히로후미 관방장관은 "앞으로 대중 관계와 하토야마 총리의 동아시아공동체 구상 등을 고려해 시진핑 부주석을 대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사민당 국민신당 등 연립여당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본정책 각료위원회를 열고 미국 정부가 연내 결정을 촉구한 오키나와 미군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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