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최대도시인 휴스턴 시장에 12일(현지시각) 애니스 파커(53.여) 시 감사관이 당선됐다.

파커 후보는 1차 투표에서 30.5% 득표율로 1위를 한 뒤 진 로크(61) 시 자문변호사와 이날 결선투표를 치렀다.

결과는 53.62% 대 46.38%로 파커 후보가 7% 포인트 가량 앞섰다.

파커 후보는 내년 1월 시장에 취임한다.

휴스턴 시장 선거는 미국 전역에서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처럼 시선이 쏠린 이유는 파커 후보가 1980년대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공개한 '동성애자 시장 후보'였기 때문.
파커 후보는 1990년부터 동성애자 배우자와 동거 중이고, 입양아 2명을 키우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에선 포틀랜드, 오리건 등 여러 도시에서 동성애자 시장이 탄생했지만 휴스턴처럼 인구 100만명을 넘는 대도시 시장 중에선 없었다.

인구가 220만명인 휴스턴은 미국에서 뉴욕(830만명), 로스앤젤레스(380만명), 시카고(280만명)에 이어 네번째로 큰 도시이다.

파커 후보는 1997년부터 휴스턴 시 위원회에서 일했고, 2003년 시장에 이어 시 서열 2위인 감사관으로 뽑혀 시 살림살이를 꼼꼼히 감독해왔다.

파커 후보는 이번 선거 운동 기간에도 동성애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되는 걸 꺼리고, 자신이 당선되면 열악한 시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흑인인 로크 변호사도 파커 후보의 성적 취향을 공격하기보다는 자신이 당선되면 경찰력을 늘려 범죄를 엄단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로크 변호사를 지지하는 흑인 목회자들과 동성애 반대 활동가들이 파커 후보를 비난하는 이메일을 보내면서 동성애 문제가 부각됐다.

이렇게 되자 전국에서 동성애 활동가들이 몰려들어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