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란 국제사회와 도박 못하게 해야
노벨 평화상 수상 연설 `전쟁과 평화 관계' 강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일 노벨 평화상 수상 연설을 통해 전쟁은 참혹한 것이지만 때때로 희생을 치르더라도 평화와 번영을 지키기 위한 `정의로운' 전쟁은 불가피하다면서 한국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미국이 수행해온 전쟁들을 옹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의 희생이 독일에서부터 한국에 이르는 국가들의 평화와 번영을 증진시켰으며 발칸 지역과 같은 곳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도록 했다"면서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세상을 위해 불가피하면서도 도덕적으로 정당한 전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과 이란과 같은 국가들이 국제사회를 뒤흔드는 도박을 못하도록 하는 것이 모두에게 주어진 책무라면서 국제법을 어기는 나라들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단호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 노벨 평화상 수상식에서 무려 4천 단어에 이르는 장문의 연설을 "슈바이처 박사, (마틴 루터) 킹 목사, 마셜, 만델라 같은 역사 속의 위인들인 이전 수상자들과 비교하면 나의 성취는 미약하다"면서 겸허한 마음으로 상을 받는다는 소감으로 시작했다.

그는 "내가 이 상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마 두 개의 전쟁을 수행하는 국가의 최고사령관이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자신의 노벨상 수상을 둘러싼 논쟁을 알고 있으며 이전 수상자들이 자신보다 훨씬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시인했다.

그는 아프간에 증파한 병력은 "누군가를 죽이거나 또는 누군가에 의해 죽게 될 것"이라며 "전쟁이 아무리 정당화될지라도 전쟁은 인류의 비극을 가져온다"며 전쟁의 참화와 비극을 잘 알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그러나 "2차대전 이후 전세계에 안정을 가져다 준 것은 단지 국제기구나 협정, 선언 등이 아니다"면서 "미국이 실수를 범했다고 하더라도, 명백한 사실은 미국이 60여년 동안 미국민의 희생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전세계의 안보를 책임지는데 기여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군의 희생이 독일에서부터 한국에 이르는 국가들의 평화와 번영을 증진시켰으며 발칸 지역과 같은 곳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프간 전쟁을 이러한 '정의로운 전쟁'의 하나로 옹호했다.

그는 "단독으로든 공조 아래 활동하든 국가가 '불가피하게(necessary)' 뿐만 아니라 '도적적으로 정당하게(morally justified)' 힘의 사용을 추구해야 하는 때가 있을 것"이라며 전쟁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그는 "비폭력 운동이 히틀러의 군대를 멈추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협상이 알카에다 지도자들로 하여금 무기를 내려놓도록 설득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때때로 무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게 냉소를 부를 일은 아니다.

그것은 역사에 대한 인식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화는 바람직한 것이라는 믿음만으로는 평화를 달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하트마 간디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비폭력운동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두 개의 전쟁을 수행하는 국가의 최고사령관으로서 비폭력운동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폭력운동은 히틀러의 군대를 멈추지 못했고 협상은 알 카에다로 하여금 무기를 내려놓도록 설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 문제를 해결하는 분명한 해결 방안을 오늘 가져오지 않았다"며 "우리 일생에서 폭력적인 대립을 뿌리 뽑을 수 없다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진실'을 인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법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국제법이 무시되고 있을 때 자신들의 눈을 둘 곳이 없으며 자신들의 안보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중동과 극동아시아에서의 군비 경쟁의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북한과 이란과 같은 국가들이 국제사회를 뒤흔드는 도박을 못하도록 역설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강조했으나 외교적 노력과 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무력에 대한 대안들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전쟁 수행에서 계속 '규범(standard)'을 준수하는 국가로 남을 것"이라며 "이는 아무런 기준을 지키지 않는 나쁜 적과 미국을 차별화시킨다"고 말했다.

이런 믿음으로 관타나모 수용시설 폐쇄를 명령했고 제네바협정 조약 준수를 재확인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도 스웨덴 왕족과 외교관, 정치인, 학자 등 1천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학, 물리학, 의학, 문학, 경제학 등 평화상을 제외한 노벨상 5개 부문의 시상식이 열렸다.

(오슬로 AP.AFP.로이터=연합뉴스)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