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강석주 회동..평행선 달릴듯
美 "6자복귀 부터"..北 "先 평화협정"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자격으로 방북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9일 평양에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본회담을 갖고 북핵 현안에 대한 조율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미국 대표단은 8일 오후 평양에 도착한 뒤 북측 대표단과 1차회담을 갖고 회담 일정과 의제를 조율한 뒤 비공식 만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8일 정례브리핑에서 "보즈워스 대표가 서울을 출발, 평양에 도착한 직후 회담을 가졌으며, 9일 다시 북측과 회담을 가질 것"이라며 "중요한 회담은 9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즈워스 대표는 8일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1차회담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날 중 김 부상보다 격이 높은 강 제1부상과 본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강 제1부상과의 회담에서 북한이 조속히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고 9.19 공동성명에서 합의된 내용을 이행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강 제1부상은 6자회담 복귀 이전에 한반도 평화협정 수립과 북.미관계 정상화 논의를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져 회담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미국 외교협회(CFR) 한반도정책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지난달 말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8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은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통해 북미간 평화협정 논의 착수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평화협정은 북.미가 아닌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별도 포럼에서 논의가 가능하고 ▲관계정상화는 6자회담 복귀를 약속할 경우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그러나 이번 북.미대화가 갖는 중대성을 감안해 서로 한발씩 물러서는 형태로 극적인 절충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특히 미국측은 보즈워스 대표의 평양 체류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북한측은 이번 대화에 이어 내년초 후속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자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어 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보즈워스 대표가 이날 또는 10일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할 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회담 진전여하에 따라 전격적인 면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보즈워스 대표는 평양방문을 마친 뒤 10일 정오께 다시 오산 공군기기를 거쳐 서울로 돌아와 우리 정부에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국내외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갖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