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복귀할때까지 평양-워싱턴 연락 어려워"

"방북 보즈워스 대표단은 `달의 뒷면'(the dark side of the moon)으로 들어간 상태다"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나 스티븐 보즈워스 대표가 평양에 체류하는 기간은 워싱턴과 서로 의사소통하기가 힘든 `암흑 상황'이라는 점을 이렇게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보즈워스 대표가 평양에 있는 동안 북측의 누구와 만나는지,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여부에 대해 어떻게 답변했는지에 대해 실시간으로는 알 수가 없는 형편이라고 한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보즈워스 대표 일행의 활동들을 실황으로 알 수가 없다"며 "평양과 외부 세계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보즈워스 대표가 서울로 돌아올 때까지는 이곳과 소통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2박3일간의 평양 체류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복귀한 후 보즈워스 대표의 보고를 받아야 평양에서 일어난 일들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나 조선중앙TV 등 관영매체들이 전날 보즈워스 대표의 평양 도착사실을 보도했듯이 북미대화 진행과정, 보즈워스 대표의 카운터파트 등을 전할 경우 외부세계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대표단 일행을 통한 평양 현지 보고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미 행정부 관계자들의 얘기가 물론 평양과 워싱턴간의 물리적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우선은 현실적으로 평양에서 워싱턴으로 전화를 할 경우 북측으로부터 감청당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통신이 힘들다는 얘기이다.

또 미국이 이번 북미대화를 `협상'으로 보지 않고 `6자회담에 복귀하고 9.19 공동성명을 지킬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북한의 답변을 듣는 것으로 목적을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일일이 워싱턴에서 훈령이나 지시를 내릴 필요가 없다는 측면도 있다.

평화협정 문제 등 북측이 제기할 수 있는 예상 의제에 대해서는 보즈워스 대표가 미국의 정해진 입장을 갖고 있고, 나머지 사안은 그가 전권을 갖고 대표단을 이끌며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북측의 확고한 입장을 파악하기 위해 상황에 따라서는 2박3일의 평양 체류일정도 늘어날 수 있지만, 그 문제도 본국의 지침없이 보즈워스 대표의 재량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는게 미 행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