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P "합의 마무리 국면에 있다"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기후협약을 마련하기 위한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오늘부터 시작된다.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이명박 한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190개국 대표단, 105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교토의정서 만료 시점을 2년여 앞둔 시점에서 주요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기후변화 협상에 실질적인 성과물이 도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낙관론이 부상하고 있다.

이보 데 보어 UNFCCC 사무총장은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in excellent shape)"고 발언,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각국 정부가 거의 매일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내놓고 있다"며 "기후변화회의를 진행한 17년 동안 "전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유엔환경계획(UNEP) 아킴 스타이너 사무총장도 "이번 코펜하겐 회의에서 합의에 이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틀렸다'고 말해줄 수 있다"며 "우리는 현재 합의를 마무리하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회의가 구속력 있는 목표치를 도출할 수 있는 기초가 되는 합의를 마련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각국이 야심 찬 목표치를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회의는 더이상 인류의 힘으로는 파멸을 막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기 전에 세계 각국이 책임을 공유함으로써 눈앞에 닥친 재앙을 최대한 피해보자는 것으로, 2012년 만료하는 교토 의정서 이후 각국의 구체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치를 도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해야 하며, 개발도상국이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기금을 마련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도(ETS)의 도입 문제도 주요 이슈 중 하나다.

교토의정서는 선진 38개국이 2008~2012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5.2% 감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각국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2℃ 이내로 묶어야 한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2℃를 지구 환경이 위험에 빠질 수 있는 '문턱'으로 간주하고 있다.

각국은 이번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포괄적인 정치적 합의 정도를 도출하는 선에서 그치고 내년 6월 독일 본이나 12월 멕시코시티 회의에서나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협약이 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현격한 견해차, 인류 공멸의 위기를 앞두고도 자국의 득실만 따지는 국가 이기주의로 이견이 여전하기 때문에 이번 코펜하겐 회의에서 구속력 있는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럽이 비교적 전향적인 자세로 논의를 주도하고 있으나 미국과 호주 등 국가는 의회에서 배출권거래제 등 기후변화 관련 법안 통과가 지체되고 있으며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