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일정 복무기간을 마친 예비역 군인들을 학교 교사로 특채하는 정부의 공식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군인들이 실전에서 익힌 과학이나 수학의 응용 능력과 훈육 방식이 학생들을 교육하는데 유용하고 효과적일 뿐 아니라, 해외 참전 예비역 군인들의 취업의 문을 넓힐 수 있다는 차원에서다.

미 국방부가 운영하고 교육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트룹스 투 티처스(군인에서 교사로)' 프로그램은 지난 15년 간 예비역 군인 1만2천명이 교사로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줬다.

6일 뉴욕 타임스(NYT)는, 미 의회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에 참전했던 예비역들을 위해 이 프로그램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개정안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월에 상.하원에서 발의된 이 개정안은 프로그램에 등록할 수 있는 군 복무기간을 6년에서 4년으로 완화하고 채용 교육청 수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정안을 발의한 공화당 톰 페트리, 민주당 조 코트니 하원의원은 이라크와 아프간 참전을 마치고 돌아온 군인들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에 대비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성과에 대해 NYT는 교육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일반 교사들이 임용 초기에 가장 애를 먹는 것이 학급 장악력인데 군인들은 임용 직후부터 반을 운영하는 능력이 탁월하며 사회.경제적 편견 없이 아이들을 교육한다"고 전했다.

과거 공군에서 조종사.항법사들에게 항공학을 가르쳤던 태미 랭글리는 노스캐롤라이나 샬롯 북부의 카나폴리스 중학교에서 6학년 학생들에게 2년째 읽기와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학생들의 나이가 22살에서 12살로 낮아졌지만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트룹스 투 티처스'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윌리엄 맥칼리어는 수학이나 과학은 군에서 기술분야를 담당했던 예비역 군인들에게 매우 유리하며 그들의 생생한 실제 경험을 각 주제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예비역 군인들은 남자가 80%에 달하고 소수민족도 35% 이상으로 여성과 백인 위주인 일반 교사들의 다양성 부족을 보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 교육청에서 선발에 애를 먹고 있는 수학.과학.특수 교육 분야 교사 양성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뉴욕 타임스는 현재 미 의회가 건강보험 개혁 문제로 이 법안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하지만 75명의 공동 발의자가 확보된 상태이고 전미교육협회 등도 이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며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