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부도 머독에 선전포고… 더 선紙 변심에 '응징'
피터 맨덜슨 영국 산업장관은 2일 열린 각료회의에서 "영국 유료방송 시장을 한 손에 틀어쥐면서 미디어업계를 교란시키고 보수우익의 미국 폭스뉴스와 같은 편파적 뉴스를 전파하려는 뉴스코프를 절대 가만둬선 안 된다"며 머독 회장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뉴스코프는 영국 더 선과 더 타임스,미국 월스트리트저널 폭스뉴스 등 세계 175개 언론매체를 거느리고 있다.
가디언은 이번 싸움이 영국 내 발행부수 1위의 타블로이드판 일간지 더 선의 태도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더 선이 오랫동안 이어온 노동당과의 밀월관계를 끊어버리고 보수당 편으로 돌아선 데 대해 속이 상한 고든 브라운 총리를 대신해서 맨덜슨 장관이 머독을 비난하고 나서며 선제 공격했다는 것이다.
더 선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들어서면서 '블레어 대변지'로 불릴 정도로 노동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1997년과 2001년,2005년 총선에서 잇달아 노동당을 지지했다. 하지만 더 선과 노동당의 밀월은 브라운 총리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더 선은 브라운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이 지난 9월 말 전당대회를 연 직후 신문 1면을 통해 보수당 지지를 선언했다. 영국 언론들은 더 선이 머독의 뉴스코프 산하 매체로서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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