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군 증파 규모와 출구전략을 최종 결정했다. 1일 오후 8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 공식 발표한다. 워싱턴 외교가는 미국 최고 지도자로서 취임 이후 최대의 '선택적인'정책 결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프간전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상당한 후유증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 등 경제회생 정책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정책이었기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았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군 증강과 출구전략 등을 포함한 새로운 아프간 전략을 지난달 29일 최종 결정한 뒤 군 수뇌부와 안보담당 참모들에게 통보했다고 30일 밝혔다.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은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맨 먼저 전화로 결정사항을 알려준 데 이어 백악관 안보회의를 소집해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등에게 결정사항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안보회의 직후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과 칼 아이켄베리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에게도 전화를 걸어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이날 오전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어 새 아프간 전략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요청했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한국의 유명환 외교장관 등을 포함해 아프간전 파트너인 10개국 외교장관들과 전화통화를 하고 새 전략의 개요를 설명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주요 정상들에게 새 아프간 전략의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했지만 증파되는 미군 병력의 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저녁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새 전략을 발표한다. 내년부터 증파될 미군 규모는 3만~3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로써 아프간에 주둔하는 미군은 총 10만명에 달해 1년 전비가 75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앞으로 3~5년에 걸쳐 아프간에서 미군을 점차 감축하면서 지역 치안을 아프간 보안군에 넘긴다는 출구비전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4만명 증파를 요청한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의회에서 2013년 철군을 시작할 수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