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유로스켑틱(eurosceptic · 유럽 통합에 회의적인 사람)이야." "유로크라트들(eurocrats · EU의 각종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 대체 뭐람?"

집행위원회 등 주요 EU 기관이 밀집해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요즘 가장 많이 들리는 단어들이다. 유럽 통합을 한층 가속화시키는 리스본조약이 발효되면서 EU 관련 신조어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애용되는 단어는 '유로스켑틱'이다. 유럽의 'Euro'와 회의적이라는 뜻의 'skeptical'을 조합한 단어다. 누군가가 유럽 통합을 지지하느냐 반대하느냐고 물을 때는 흔히 '그가 유로스켑틱이냐 아니냐'는 표현이 쓰인다. 개인의 정치성향뿐만 아니라 각종 연구소의 보고서나 언론 보도에도 통합에 부정적인 뉘앙스가 들어 있으면 어김없이 '유로스켑틱'이라는 딱지가 붙는다.

'유로크라트'는 EU 기관에서 일하는 관계자들을 발음이 비슷한 관료(Bureaucrat)에 빗대 쓰이는 단어다. 유럽의회 의원(MEP)처럼 EU와 관계된 일을 하는 정치인들도 유로크라트에 속한다. 같은 맥락에서 관료제 · 관료주의를 뜻하는 'Bureaucracy'와 발음이 비슷한 '유로크라시(Eurocracy)'도 자주 사용되는 단어다. 각종 조약 · 법률 · 규정 등이 명확지 않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일이 많은 탓에 각 기관이나 부처끼리 서로 떠넘기는 일이 잦은 EU식 관료주의를 통칭한다.

리스본조약 발효로 신조어 사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개념인 '시민 제안제(The citizens' initiative)' 등이 도입되는 데다 EU 차원에서 결정되는 법률적 판단이나 정치 · 경제 · 사회제도가 일반 시민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브뤼셀(벨기에)=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