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 참석해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한다.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17%를 줄인다는 잠정 목표치로 참가국들의 합의 도출을 견인할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노르웨이 오슬로에 가기에 앞서 다음 달 9일 코펜하겐에 들러 기후변화 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그는 회의에서 2005년 기준으로 향후 10년간 온실가스를 17% 감축하고 2050년까지는 83%를 줄이는 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이 같은 잠정 목표치는 미 하원이 통과시킨 기후변화법안 목표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상원은 2020년까지 20%를 줄이는 법안을 상임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다. 백악관과 유엔은 오바마 대통령의 잠정 목표치가 미 의회와 코펜하겐 회의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데 상당한 추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 달 7~18일 예정된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국제협약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다. 교토의정서는 1997년 체결됐지만 대규모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미국과 거대 경제국으로 성장한 중국 등 신흥국들이 참여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졌다.

미 의회는 중국과 인도 등 개도국들이 불참했다는 이유로 빌 클린턴 전 정부가 합의한 교토의정서를 결국 비준하지 않았다. 교토의정서는 선진국들이 온실가스를 2012년까지 5.2%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에 참석한다고 중국 외교부가 26일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국무원이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단위 기준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45% 감축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