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마르지 않을 샘물처럼 지식을 줄 것만 같았던 '웹 2.0시대 집단지성'의 상징인 위키피디아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쓰고 편집할 수 있는 개방형 온라인 사전으로 누리꾼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절실한데도 기고자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위키피디아를 떠난 기고자 수가 지난 1~3월 석 달간 4만9000명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배나 늘어난 것이라고 보도했다. 2001년 처음 선보인 위키피디아는 현재 271개 언어로 쓰여진 1400만여건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고정 기고자 수만 300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온라인 사전으로 성장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 9월까지 위키피디아 방문자 수는 약 20% 증가했으며 세계 누리꾼들의 방문 순위 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초창기의 참신성이 점차 퇴색하고 각종 거짓 정보들이 실리면서 내용의 신뢰성 시비가 자주 발생,위키피디아 기고자들이 올 들어 영문판에서만 2만명가량 줄었다고 WSJ는 전했다.

특히 생존해 있는 유명 인사들에 대한 악의적 정보 게재는 위키피디아의 명성에 가장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8월 말 사망한 에드워드 케네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의 경우 위키피디아에 오른 인물 소개에 '지난 1월 오바마 대통령 취임 당시 뇌일혈로 사망했다'고 상당 기간 기록돼 있었다. 결국 위키피디아는 고육지책으로 생존인물 항목에 한해 '자발적 전문가들'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새로운 편집 방안을 내놓았다.

'열린 사전'이라는 모토에 맞지 않게 위키피디아의 기고자 층이 지나치게 특정 층에 쏠려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남녀노소 누구나 정보를 올릴 수 있는 게 위키피디아가 표방하는 특징이지만 실제 기고자의 평균 연령대는 26.8세이며,기고자 중 87%가 남성으로 나타났다고 WSJ는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