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힐러리 얘기'는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의 인터넷판은 20일 '외교정책으로 시험에 든 오바마-(힐러리) 클린턴 유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백악관을 놓고 다투던 두 사람이 이제는 한 팀을 이뤄 지금까지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정도로 잘 굴러가고 있지만 아직 '해피엔딩'을 말하기는 이르다며 위험 요소들을 분석했다.

신문은 가공할 '오바마-클린턴' 팀이 아프가니스탄, 아랍-이스라엘 평화회담, 이란 핵문제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요인으로 첫째 클린턴 국무장관의 '실언 성향'을 들었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달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중단 제의를 "유례없는" 것이라고 말해 아랍세계를 화나게 만들었고 그 직전엔 파키스탄 정부와 관계강화를 위해 방문한 파키스탄에서 알 카에다 지도부의 은신처를 파키스탄 정부 내 누구도 모른다니 믿을 수 없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다.

이런 점은 지나치게 신중했던 전임자 콘돌리자 라이스에 비해 긴장시키는 재미는 있지만 공식적으론 자신의 운신의 폭을 최대한 넓혀놓고 내밀하게 솔직한 입장을 밝혀야 하는 외교의 관점에선 부정적이다.

한 외교관은 "콘디(라이스 전 국무장관)의 경우 무슨 말을 하면 그게 곧 정책이라고 알 수 있는데 힐러리의 경우는 그렇게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전임자들이 갖지 못했던 정치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외교관으로선 아직 초보자인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 장관에게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에서 정책의 일관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을 비롯해 대외 메시지에서 생기는 문제들의 근원을 추적해보면 백악관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
특히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의 지휘 아래 백악관이 외교정책을 움켜쥐고 있어 일부 전직 외교관들은 그렇게 권한이 집중된 역사가 없다고 말할 정도다.

클린턴 장관 아래의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은 백악관의 집행관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는 비교적 사소한 정책관련 발표도 일일이 간섭하고 있어 백악관 대변인은 거의 무의미한 '말씀 요지'를 발표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더욱 중요한 3번째 문제는 클린턴 장관의 오바마 대통령과 관계. 지난 20년 사이에 가장 성공적인 국무장관이라는 평가를 받는 제임스 베이커는 자신이 보좌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외교정책 집행에선 대통령과 국무장관 간 관계가 중요한데 클린턴 장관과 오바마 대통령 간 관계는 따뜻하긴 하지만 "친구사이(buddies)"라고 부르기는 어렵다고 신문은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