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새로운 외교 정책 때문에 미국의 작은 도시 두 곳이 딜레마에 빠졌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일리노이주(州)에 있는 작은 마을인 톰슨.
이 마을에 있는 톰슨 교도소가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들을 받아들일 시설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을의 주민은 600명에도 못미치지만 수감자 이송에 대해선 제각각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폴리(64)와 메리조 폴리(64) 부부가 대표적 사례.
남편인 도널드는 톰슨 교도소에 이중 울타리를 치거나 미시시피 강을 따라 치안 인력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도 안전을 보장해줄 수 없다며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부인인 메리조 폴리(64)는 "우리에게는 일자리가 필요하다"면서 수감자 이송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일리노이주 당국자들도 관타나모에서 수감자들을 데려오면 3천2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며 주민 설득에 나섰다.

1천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톰슨 교도소는 2001년 완공 직전까지도 치안이 불안해진다는 반대 여론과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찬성 의견이 충돌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논란을 빚었다.

패트릭 퀸 일리노이 주지사에게 수감자 이송을 제안했던 제리 허블러 주민 대표는 주민 대부분이 합의를 이뤘다고 전하고 "친구들의 안전을 위험에 몰아넣으면서 일자리를 만들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주(州) 남쪽에 있는 오션사이드도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간 증파 여부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

주민이 16만7천명에 달하는 이 도시는 미국 최대 해군 기지인 캠프 펜들턴 옆에 자리 잡아 군인을 상대로 장사하는 이발소와 식당 등이 즐비하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군을 늘리기로 결정하면 지역 경제도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감이 일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아프간 전사자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캠프 펜들턴에서는 81명의 전사자가 나와 이러한 우려를 깊게 만들고 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모 암스트롱은 전쟁을 겪은 군인들이 정신적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국민들을 희생시키면서 아프간 증파를 결정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서울=연합뉴스) newgla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