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이스라엘이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이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거세게 비난했다.

AFP통신은 이스라엘 내무부가 17일 동예루살렘의 유대인 정착촌 중 길로 지역에 주택 900호를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인 거주지내에 있는 길로 지역에서 유대인 정착촌의 확장은 결국 팔레스타인과 마찰을 유발할 수밖에 없어 팔레스타인 당국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이를 강력히 비판해왔다.

앞서 미국의 조지 미첼 중동특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팔레스타인과의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며 정착촌 주택 건설을 중단하라고 요청했었다.하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정부가 건설 프로젝트의 시행을 중단시킬 권한이 없고,길로 지역은 예루살렘의 일부라는 이유를 내세워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미국 등 서방은 그동안 중동평화 협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이스라엘을 강경하게 비난하고 나섰다.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평화협상을 재개하고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며 “미국은 팔레스타인 가정을 쫓아내고 파괴할 수 있는 행동들을 포함한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의 추가 행동을 반대한다”고 밝혔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1967년 전쟁 이후 점유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유대인 정착촌 확장을 승인한 이스라엘 정부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영국의 데이비드 밀리반드 외무장관도 “중동 평화협상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 이번 결정은 잘못된 것이며 영국은 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일전쟁 당시 요르단강 서안지역과 함께 동예루살렘을 점령했고 동예루살렘을 자국 영토로 합병했다.국제사회는 이를 승인한적이 없지만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전체를 “자국의 영원하며 분할할 수 없는 수도”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줄기차게 유대인 정착촌 확장을 반대해왔던 팔레스타인도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팔레스타인은 평화를 되찾기 위해 외교적 방법을 통한 독립국가 건설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팔레스타인은 미국 등 서방의 중동평화협상보다는 유엔 안보리에서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서 승인받는 방법을 추진중이어서 추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