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320일.'로버트 버드 미국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92 · 사진)이 18일(현지시간)이면 미 의회 역사를 새로 쓴다. 현역 최고령 의원인 그가 칼 헤이든 전 의원(1877~1972)이 보유한 역대 최장기간의 의원 재직기록을 갈아치우는 것.헤이든의 기록은 56년319일이다.

버드 의원은 미 웨스트버지니아가 지역구다. 정계에 입문,6년간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뒤 상원으로 옮겨 50년 넘게 중단 없는 의정활동을 해왔다. 그는 6년 임기의 상원의원 선거에서 9차례 연속 당선된 유일한 인물이다. 상원에서만 1만8582차례의 표결에 참석한 것도 기록이다. 1964년 6월9일에는 자신이 반대하는 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해 14시간13분에 걸친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 연설을 했다. 40년 후 스트롬 서먼드 의원이 이 기록을 깰 때까지 최장 필리버스터였다.

버드 의원은 11명의 대통령과 함께 의회에서 국정을 다뤘는가 하면 의회 내 최연장자로서 유고시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3순위 인물이다.

그는 가난한 석탄광부의 집안에서 성장했다. 한때 백인우월주의를 표방한 극우단체(KKK) 단원으로 활동했다. 흑인인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민중선동가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 때 버락 오바마 후보를 열렬히 지지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