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에 우호 분위기가 무르익어 감에 따라 일본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연대강화에 합의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풀이된다.

일본 오키나와(沖繩)현에 있는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 이전 문제를 둘러싼 대립으로 대표되는 미.일 간 불협화음이 부각되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과는 무척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 일정이 1박2일에 불과한 반면 중국에서는 3박4일의 일정을 소화한다는 점을 부각하며 그의 중국 중시 정책에 딴죽을 건 바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18일 "미.중 'G2' 서로 탐색"이라는 제목으로 전날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과의 회담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측이 일정 면에서 중국을 최대한 배려했고, 중국도 지난 16일 오바마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할 당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공항으로 영접나가는 등 환대했다고 강조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중국의 경제력을 배경으로 대등한 관계를 강조했다"며 "세계 최대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내년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가 될 파워를 배경으로 중국 주도의 미.중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자세가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일본 언론은 양국 간 관계 강화에 대한 시샘도 감추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위안화나 무역 역조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했고, 아사히신문은 "마찰이 계속되는 통상 문제에 대해서는 두 정상이 보호주의 반대 입장에 공감을 했지만,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