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무례' 우려해 판매중지 조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인기를 모으던 `오바마오'(Oba Mao) 티셔츠가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오바마오' 티셔츠는 오바마 대통령을 문화대혁명 당시 마오쩌둥(毛澤東)의 스타일대로 인민복에 붉은 별이 달린 모자를 쓰도록 해 마치 홍위병처럼 묘사한 티셔츠이다.

류밍졔라는 이름의 디자이너가 만든 `오바마오' 이미지는 티셔츠는 물론 지갑, 마그네틱 등의 상품으로 지난 9월부터 출시돼 베이징에서 불티나게 팔려왔다.

특히 `오바마오' 상품은 젊은층과 네티즌들에게 인기리에 판매됐다.

하지만 기대밖의 특수를 누리던 류밍졔는 지난주부터 `오바마오' 티셔츠를 비롯한 관련 상품들의 공급을 갑자기 중단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납득할만한 설명이 없이 상품을 거둬들인 그는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서도 `오바마오'에 대한 기사와 사진들을 모두 삭제했다.

`오바마오' 상품을 파는 베이징 상인들은 "지난주 정부 관리들이 와서 오바마 대통령 이미지가 부착된 상품, 특히 `오바마오' 상품은 판매하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중국 정부는 자칫 `오바마오' 티셔츠가 중국을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이나 미국 정부를 불편하게 만들까 우려해 상품 판매를 중지시켰다고 CNN은 전했다.

CNN의 에밀리 창 기자는 상하이의 한 시장에서 `오바마오' 티셔츠를 꺼내들고 리포트를 하다가 "오바마오 티셔츠 촬영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국 공안요원에게 티셔츠를 빼앗길 뻔했다.

결국 에밀리 창 기자는 두 시간동안 공안에 구금됐다가 풀려났다고 CNN은 밝혔다.

판매 중지된 `오바마오' 티셔츠와는 달리 오바마 대통령을 슈퍼맨으로 묘사한 인형은 중국에서 판매가 허용되고 있다.

이것은 오바마 대통령을 기분 나쁘게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오바마오' 티셔츠와는 달리 취급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중국 정부가 `오바마오' 티셔츠는 판매 중지시키고, 오바마 슈퍼맨 인형은 판매를 허용하는 등 오바마 기념품에 대해 `투 트랙' 정책을 쓰고 있다"고 논평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