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무원이 17일 두만강 유역 개발 프로젝트인 창지투(長吉圖) 개방 선도구 사업을 공식 승인하면서 두만강 유역 개발 사업이 가속도를 내게 됐다.

지린(吉林)성 창춘(長春)과 지린(吉林), 투먼(圖們)을 잇는 창지투 개방 선도구 개발은 랴오닝 연해경제벨트와 함께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진흥책의 핵심축이다.

중국 정부는 헤이룽장(黑龍江)과 지린, 랴오닝(遼寧) 등 동북 3성의 낙후된 공업기지를 첨단 산업단지로 개조하고 동북아 물류의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2003년 동북진흥 개발 전략을 수립, 추진해왔다.

중국의 대표적 농산물 생산기지이자 풍부한 지하자원, 군수 물자를 중심으로 한 중공업 산업이 발달해 중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했으나 개혁 개방 이후 연해지역에 밀려 낙후성을 면치 못하는 동북지방에 성장 동력을 부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서부대개발에 이어 동북진흥을 통해 연해지역에 편중돼 있는 성장 거점을 다변화하고 지역 균형발전도 꾀하겠다는 의도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7월 다롄(大連)을 중심으로 단둥(丹東)과 잉커우(營口) 등 랴오닝성 해안 도시를 동북아 경제 허브로 육성하는 랴오닝 연해경제벨트를 국가사업으로 추진키로 결정, 동북진흥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다.

랴오닝 연해경제벨트가 랴오닝 반도를 통한 해상 진출을 염두에 뒀다면 두만강 유역 개발은 훈춘(琿春)을 전진기지로 북한의 나진항을 통해 동해에 진출한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 접경지역인 훈춘을 전진 기지로, 창춘과 지린, 투먼 일대를 동북아 물류기지로 개발해 러시아와 북한과의 무역을 확대하고 북한 나진항을 통해 동해로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이미 훈춘과 러시아를 잇는 철도망 구축에 나섰으며 창춘과 지린, 투먼, 훈춘 등을 연결하는 철도망과 고속도로 건설에 잇따라 착수하는 등 창지투 개방 선도구 개발에 대비해왔다.

북한과도 훈춘-나진 간 도로 개설을 조건으로 나진항 독점 사용권을 확보해두고 있다.

중국은 동북진흥의 양대 거점인 두만강 개방 선도구 지역과 랴오닝 연해경제벨트를 연결, '대동북 경제 블럭'을 형성하겠다는 장기 구상도 세워놓고 있다.

다롄을 기점으로 압록강변과 두만강변을 타고 북상, 단둥-퉁화(通化)-허룽(和龍)-옌지(延吉)-수이펀허(綏芬河)를 잇는 1천389㎞의 둥벤다오(東邊道) 철도가 그것.
2006년 착공된 이 철도는 2011년 개통을 목표로 건설이 한창이다.

이 철도가 뚫리면 두만강 유역은 다롄을 통하거나 북한의 나진항을 통해 해상으로 진출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풍부한 지하자원과 농산물 생산기지임에도 진출 통로가 없었던 두만강 유역이 사통팔달의 동북 물류 거점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국무원의 승인에 따라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게 됨에 따라 지린성이 구상해왔던 창지투 개방 선도구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나진항 개발을 고리로 하는 북한과의 경제 협력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린(吉林)성은 이미 지난달 26-27일 한창푸(韓長賦) 성장이 이끄는 대표단이 북한 함경북도와 나진선봉시를 방문해 나진항 부두의 합작 개발을 위한 구체적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