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가 반년만에 산업단지로…내년까지 4조 4000억 투입
중국 동부 연해도시 옌청 국제공항에서 서남쪽으로 차를 타고 30분을 달리면 '중국 제1에서 세계 제1로 나가는 화루이 풍력발전산업원'이란 표지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 9월 옌청시의 상급 정부인 장쑤성이 특색 산업단지로 승인한 중국 최대 풍력발전단지 조성 현장이다. 뿌연 안개 속에서 크레인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이 단지 면적은 9.6㎢.리창 옌청 시장은 지난 13일 "내년까지 정부와 민간이 합쳐 247억위안(약 4조4460억원)을 투입한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공작기계업체인 친촨그룹이 연간 1500개의 풍력용 증속기를 만들 공장 터에 서 있는 현장 표지판엔 내년 5월 완공 목표가 적혀 있다. 옌중 옌청 대외경제무역합작국 부국장은 "최근 세계 처음으로 5㎿급 풍력설비를 개발한 화루이가 중국 최대 규모의 해상 풍력연구개발센터를 짓는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풍력설비단지 두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설비단지는 3년 내 80㎿급에서 1000㎿급으로 확충될 옌청 연해의 풍력발전단지에 설치할 터빈 등의 공급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세계 풍력단지 메카로"…中 옌청, 반년만에 '놀라운 변신'

장쑤성 해안선의 56%를 차지하는 810만 인구의 옌청시가 신연해특구로 부상하고 있다. 화루이 풍력설비단지처럼 반 년 전만 해도 농지였던 곳에 신산업단지가 생기고 대형 건물이 속속 올라가고 있다. 장쑤성은 중국의 대표적인 개혁 · 개방 지역이지만 옌청처럼 연해지역은 상하이와 가까운 난징 쑤저우 등과는 달리 교통이 불편해 소외되다시피 했다. 철도가 옌청에 처음 깔린 2000년 이전만 해도 상하이까지 10시간이 걸렸다. 3년 전 상하이까지 고속도로 개통으로 3시간 거리로 좁혀진 데 이어 내년에 착공할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1시간 30분으로 단축된다. 공항도 한국 홍콩에 이어 일본과 동남아 항공편을 추가하기로 하는 등 규모를 키워 2020년 이전까지 신공항을 세우기로 했다. 다펑항구가 올해 부산 및 인천과 화물선 운항을 시작하는 등 방치되다시피 했던 4개 항구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다펑항에선 18일부터 10만t급 화물선 운항이 시작된다.

창장삼각주 경제권의 북쪽 날개로 부상할 수 있는 육 · 해 · 공 인프라가 조성되는 것이다. 리 시장은 "국무원(중앙정부)이 장쑤성 연해대개발 사업을 지난 6월 국가전략으로 승인했다"며 "옌청의 발전은 중국 최대 경제권인 창장삼각주 균형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옌청시는 풍력 태양광 조선 등 신산업 육성과 함께 자동차 기계 방직 화공 등 주력 산업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옌 부국장은 "연해도시지만 토지 가격은 쑤저우에 비해 4분의 1 수준이고 인건비도 30% 낮다"며 "자연스럽게 간석지가 형성되면서 토지가 매년 1330헥타르 늘어날 만큼 풍부해 기아차처럼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자에게는 토지를 무상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0억㎥의 천연가스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가스전이 있는 등 자원도 풍부하다.

톈용진 옌청시 한국사무소 수석대표는 "산둥성 칭다오가 한국 자본 유치로 성장한 것처럼 옌청은 장쑤성의 한국 특구가 될 것"이라며 "매년 한국어를 전공한 대학 졸업생을 300명 이상 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옌청(장쑤성)=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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