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텐마 美 비행장 이전 이견 노출

화기애애한 표정으로 미일 기축동맹 강화를 합창했던 미일 정상이 하루만에 후텐마(普天間)비행장 이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보였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는 아시아태평양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싱가포르에서 14일 밤 수행기자들과 만나 후텐마비행장 이전을 논의할 미일 실무작업팀의 발족과 관련, 백지상태에서 기지 이전 문제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기존 일미 합의를 전제로 후텐마비행장 이전 문제를 논의하고 싶어할수도 있으나 이렇게 되면 작업팀을 가동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후텐마비행장 이전 문제에 결론을 내는 시기에 대해서도 "연말까지 결정하겠다고 미국에 약속한 바 없다"고 강조하고 기존에 미일이 합의한 비행장 이전 예정지인 나고(名護)시 시장 선거(내년 1월)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겉으로 보면 하토야마 총리의 이날 발언은 기존 입장과 별 차이가 없으나 '가시'가 들어있다.

13일 도쿄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 발언에 정면으로 맞서는 입장 표명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토야마 총리와의 정상회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양국의 실무작업팀 발족과 관련 "합의를 이행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백지상태에서 후텐마비행장 이전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합의한을 관철하는 방향으로 실무작업팀이 협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일 양국은 2006년 5월 오키나와(沖繩)현의 후텐마비행장을 같은 오키나와의 나고시로 이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13일 정상회담후 나온 합의문에는 후텐마비행장 이전 문제를 협의할 각료급 작업팀을 설치해 '신속한 결론을 낸다'고 돼 있고, 하토야마 총리도 '신속한 결론'을 강조했다.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기본(기존 미일 합의)을 지켜야한다"고 요구했고, 하토야마 총리는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토야마 총리는 정상회담후 기자회견에서 "시간이 흐를 경우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견해도 이해한다"고 말해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도 연출했다.

이를 두고 일본 현지 언론들은 하토야마 총리가 기존 미일 합의를 수용해 연내 결론을 내겠다는 의향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무성하게 쏟아냈다.

이에 대해 하토야마 총리는 싱가포르에서 '그게 아니다.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오바마 대통령의 뜻대로 하지않겠다는 점을 명확히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5일 후텐마비행장 이전 문제를 놓고 미일 정상의 거리감이 하룻밤 만에 다시 노정됐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과 도쿄신문도 정상회담 하루 뒤에 나온 하토야마 총리의 후텐마비행장 이전 관련 발언은 미일간의 입장차를 다시 부각시켰다고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kimjh@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