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에 감염된 환자가 2천200만명에 이르고 이 중 3천9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2일 밝혔다.

CDC의 12일 발표는 지난 6개월 간 미국 내 48개주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는 신종플루 감염과 관련한 최신 추정치다.

앤 슈차트 CDC 면역호흡질병 담당 국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에서 신종플루로 9만8천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희생자 중에는 18세 이하 어린이 540명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슈차트 국장은 "CDC는 수십년 간 인플루엔자를 추적 조사해 왔지만 올해 발병 중인 신종플루는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슈차트 국장은 미 보건당국이 신종플루의 실태를 더 정확히 분석해 발표한 이번 사망자 추정치는 기존의 추정 사망자 수(1천200명)의 3배가 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CDC는 10개 주에서 확인된 신종플루 사례를 토대로 감염자와 사망자 통계를 발표했으나 이번 새 통계는 병원, 실험실, 주 보건당국 등 CDC의 최신 유행병 감시 네트워크를 통해 나온 자료를 근거로 전국적인 수치를 추정 계산했다.

반면 신종플루와는 달리 계절성 감기로 인해 입원한 미국인은 20만명으로, 이중 3만6천여명이 숨지고, 특히 어린이는 80명이 사망한 것으로 CDC는 추정했다.

계절성 감기는 보통 매년 5월께 끝나면서 입원환자와 사망자의 90% 이상은 65세 이상의 노인들인 반면, 신종플루의 경우 지난 4월부터 발병해 감염자의 90% 이상이 65세 미만의 청장년층 특히 임산부와 어린이 및 청년 등이어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슈차트 국장은 이 같은 신종플루에 관한 실태를 앞으로 3~4주일마다 업데이트할 것이라며 다만 신종플루가 최고조로 빠르게 확산한 10월17일 이후 감염자 사례는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자들과의 전화회견에서 "그간의 보고체계가 신종플루에 관해 완전하지 못한 정보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인했다.

플루 전문가인 아놀드 먼토 미시간대학 교수는 "병원에서의 플루 진단은 환자들의 증세를 토대로 이뤄지는 만큼 정확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신종플루 환자 및 피해자의 통계를 추정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jianwai@yna.co.kr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