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지난 2007년 영국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용의자가 경찰의 눈을 피하려 수차례 성형수술을 하며 도피행각을 벌이다가 결국 덜미를 잡혔다. 이 사건은 범인과 형사가 안면이식 수술로 서로의 얼굴을 바꿔가며 추격전을 벌인다는 내용의 헐리우드 인기 영화 '페이스 오프'에 비유되며 최근 일본 전역을 들끓게 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2007년 3월26일 지바현 이치가와시에서 영국인 영어 강사 린제이 앤 호커(당시 22세)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던 이치하시 다쓰야(30)가 2년 7개월여만에 지바현 경찰에 체포됐다고 11일 보도했다. 이치하시는 영어학원에서 만난 호커를 집요하게 스토킹했고 사건 발생일 당시 개인 강습을 해달라며 자신의 집에 초대한 뒤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치하시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도주중 눈과 코,턱 입술 등 얼굴의 상당부분을 성형수술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달 나고야의 한 병원에서 이치하시의 수술 기록을 입수,6일 이치하시의 성형 전과 후 모습이 담긴 새로운 수배 사진을 배포하고 현상금 1000만엔을 내걸었다. 이후 이치하시를 봤다는 시민 제보가 1000여건에 달했고 결국 그는 10일 저녁 오사카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