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냘픈 몸매의 여성 경찰이 지난 5일 미국 텍사스주 군 기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을 단독으로 진압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34세인 킴벌리 먼리 경사.

먼리 경사는 이날 차를 수리하기 위해 정비소로 가던 중 무선을 통해 총격사건 발생과 출동 지령을 전달받고 즉각 현장으로 달려갔다.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이후 바뀐 진압 규정에 따라 먼리는 현장 지원 병력을 기다리지 않고 단독 대응에 나섰다.

당시 범인인 하산 소령은 권총을 휘두르며 건물 밖으로 도망치는 병사들을 추격하고 있었다. 범인과 먼리 경사는 거의 동시에 상대방을 발견하고 총을 쏘았다. 여러 발의 총격을 주고 받으면서 범인과 그는 각각 부상을 입었다. 먼리 경사는 허벅지와 오른 손목에 두 발을 맞으면서 하산 소령의 가슴 등에 총 네 발을 맞춰 그를 쓰러뜨렸다. 제압이 완료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최초 신고 후 5분에 불과했다.

먼리 경사는 키 164㎝의 단신이지만 만능 스포츠 여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근무하기 시작한 노스캐롤라이나 경찰에서부터 용맹을 떨쳤다. 야간 근무 중 괴한이 동료 남성경찰을 쓰러뜨리고 권총을 빼앗아 달아나려 하자 이를 홀로 제압해 '슈퍼 여경'이란 별명도 얻었다.

부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먼리는 트위터에 "내가 몇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평화롭게 잠자리에 들고 있는 중입니다"고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