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견륭 황제의 옥새가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처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인들이 또다시 서방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런던 소더비 경매회사가 지난 5일 중국의 도자기와 공예품 등 중국의 문물 261점을 경매에 부쳤으며 이 가운데 '바쩡마오녠'으로 불리는 건륭 황제의 옥새가 4천만 위안(약 69억 원)에 낙찰됐다고 중국청년보가 6일 보도했다.

최초 호가 60만 파운드로 시작된 이 옥새는 경매 시작 3시간여 뒤에 런민비 4천만 위안에 해당되는 356만여 파운드에 낙찰됐다.

함께 경매에 나왔던 문물 가운데 도자기와 옥기, 수공예품 등 153점도 경매가 이뤄졌다.

옥새 낙찰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중국인이 사들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문물국은 경매에 앞서 "상업적 이익을 따지지 말고 문물을 잃어버린 국가의 감정을 존중해달라"며 이번 경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옥새는 1790년 건륭 황제 재위 55주년과 8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신장(新疆)과 텐진(田靑)에서 생산되는 청록색의 벽옥을 사용해 제작된 것으로, 청나라 궁정의 많은 소장품에 직인으로 쓰였다.

두 마리의 용이 겹친 형상을 한 손잡이를 비롯해 정교하게 조각된 이 옥새는 건륭 연간의 뛰어난 세공술과 품격을 엿볼 수 있는 보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만년의 건륭 황제가 가장 아꼈던 물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과 4월 프랑스 경매시장에서 1860년 베이징 원명원((圓明園)에서 약탈당한 토끼머리와 쥐머리 청동상 2점과 건륭 황제의 또 다른 옥새인'구주청안지보(九洲淸安之寶)'가 잇따라 경매된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건륭 황제의 옥새가 경매시장에서 처분되자 중국인들의 서방에 대한 감정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전통문화를 약탈한 과거사를 반성하기는커녕 장물을 공개적으로 사고파는 파렴치한 행위를 스스럼없이 자행하는 것은 중국의 자존심을 짓밟는 또 한 번의 도전"이라며 "쥐와 토끼머리 청동상 경매 때처럼 중국 당국이 강력히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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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