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 정권인 자민당 정부가 겉으로는 핵 폐기를 강조하면서 뒤로는 군축 흐름속에서 미국의 핵 우산 축소를 우려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 전략태세 의회자문위원회' 부의장인 제임스 슐레진저 전 국방장관이 인터뷰에서 일본의 정부 당국자가 작년부터 올해에 걸쳐 핵 군축 과정에서 미국의 핵 우산의 신뢰성이 저하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의회자문위원회에 표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는 피폭국으로서 핵 폐기를 국제사회에 호소해온 일본이 뒤로는 핵 전력의 유지를 미국에 요구한 꼴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 전략태세 자문위원회'는 초당파적 기관으로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작년 5월 발족했으며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5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핵 정책에 대한 제언을 제출했다.

슐레진저 전 장관은 "자문위가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일본 정부 당국자가 '(핵 군축이 진전되면서) 일본을 방위하기 위한 핵 우산을 미국이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증언했다.

의회 자문위원회는 최종보고서의 끝부분에 의견을 청취한 일본 정부 당국자로 주미 일본 대사관의 공사 등 4명의 이름을 올렸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신정부는 핵없는 세계를 지향하는 한편 핵 억지력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위협이 있을 경우 고려할 사항'이라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