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오자와 이치로 일본 민주당 간사장의 정치활동 지원단체가 정치자금을 허위 기재한 의혹이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5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활동 지원단체인 ‘오자와 이치로 정경연구회’가 정치자금 수지보고서에 2000∼2004년 정치자금 모금 파티 수입액을 기업의 실제 헌금액보다 적게 기재한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오자와 이치로 정경연구회는 ‘정치자금 모금 파티 1회당 한 기업이 헌금할 수 있는 상한액인 150만엔(약 2000만원)’보다 많은 헌금을 요구한뒤 한도를 초과하는 돈은 정치자금 수지보고서에 기업명을 기재할 의무가 없는 20만엔 이하의 소액 헌금으로 분산한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도쿄지검 특수부도 오자와 간사장 자금관리단체의 위법헌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경연구회는 2000∼2004년 해마다 4회씩 정치자금 모금을 위해 ‘오자와 이치로정경포럼’이라는 이름으로 파티를 개최해 ‘파티권’을 파는 형식으로 6억9000만엔(약 89억7000만원)을 모금했다.이 가운데 현행법상 파티권 구입자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아도 되는 20만엔 이하의 헌금이 6억4000만엔이었다.

아사히신문은 파티권을 구입한 38개 기업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일부 기업이 상한액을 초과하는 200만엔을 헌금했으나 실제 수지보고서에는 150만엔 이하로 기재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또 일부 기업은 기업명을 기재해야하는 20만엔 이상의 파티권을 구입했음에도 수지보고서에 누락된 사례도 있었다.정경연구회가 2000∼2008년 모금한 파티권 수입은 모두 10억1000만엔이며 이 가운데 3억6000만엔은 오자와 간사장의 자금관리단체인 육산회(陸山會)에 기부됐고, 4억7000만엔은 오자와 간사장과 관련이 있는 다른 정치단체에 전달됐다.

현재 하토야먀 유키오 총리가 정치자금 수지보고서에 일부 정치헌금을 허위 기재한 것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민주당의 2인자인 오자와 간사장 마저 정치자금 허위 기재 의혹이 제기돼 민주당 정권이 곤경에 처한 모습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