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모녀가 "나는 생일을 맞은 9살 소녀의 상품권을 훔쳤다. 당신은 절대로 그러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내 꼴이 될 것이다"라고 써진 '반성문'을 거리에서 들고 있는 벌을 받고 있어 화제다.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에버린 보더(56)와 그리스 푸어(35) 모녀는 9살짜리 소녀로부터 80달러 어치의 상품권을 훔친 죄로 지난 4월부터 이 같은 벌을 수행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각) ABC뉴스 등 외신이 전했다.

이 모녀는 생일을 맞은 마리사 홀랜드(9)라는 소녀가 물건을 사는 동안 카운터에 올려 놓은 두 장의 상품권을 훔친 혐의로 감옥에 갈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맡은 트래비스 리벤구드 검사보는 피고가 유죄를 시인하는 대가로 형량을 감해주는 '플리 바겐'을 제안했고, 두 모녀가 받아들여 감옥 대신 '공공 처벌 프로그램'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

프로그램 내용은 펜실베이니아아 법원 건물 앞 도로에서 모녀가 각각 다른 자리에서 홀로 '반성문'을 들고 서 있는 것이다.

리벤구드 검사보는 "모녀가 감옥에 들어가는 것보다 이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이 프로그램은 처벌과 사회 복귀, 미래 범죄 억제 등에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모녀는 불만이 적지 않다. 펜실베이니아 법원 근처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뜻하지 않게 언론에 알려지면서 이 지역 유명인사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딸 그리스 푸어는 "나와 어머니는 검사보가 감옥에 대해 위협적으로 말해 동의했을 뿐"이라며 "여기에 우리를 광고하기 위해 나온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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