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조업 지표가 조금씩 깨어나고 있습니다.그렇지만 정부와 민간의 실업률 전망은 엇갈립니다.


최근 발표된 제조업 지표는 미국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제조업활동입니다.설비투자는 지난 3분기에 연율기준으로 1.1% 증가했습니다.약 2년 만에 첫 증가한 것입니다.설비투자 부문에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의료장비,산업용 엔진,자동차,항공기,농업기계 등이 포함됩니다.


통상 설비투자는 경기 호전을 가리키는 지표로 해석됩니다.움츠렸던 기업들이 본격적인 생산활동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4분기에는 설비투자가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한 투자분석가는 4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이 연율기준으로 10% 안팎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국 제조업활동 지수도 대폭 호전됐습니다.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10월의 제조업지수가 55.7을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습니다.이는 전달의 52.6보다 상승한 것이며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치인 53.0도 웃돌았습니다.2006년 4월 56.0을 기록한 이후 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50을 넘어선 대목도 주목됩니다.제조업 지수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의미합니다.


이런 가운데 실업률 완화시기를 낙관적으로 주장한 쪽은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입니다.그는 실업률이 내년 1분기부터 완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없어지는 일자리보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수가 더 많아지는 현상이 내년초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는 물론 당장은 실업률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9월 현재 9.8%로 26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오는 6일 발표될 예정인 10월 실업률은 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2일 경제인들을 포함한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들과 만나 “앞으로 몇주간 내지 몇개월간은 실업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도 “금융서비스와 건축부문 고용사정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그는 앞으로 미국의 수출 증가와 그린에너지 산업이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미국 경제가 지난 3분기 3.5% 성장했으나 실업률을 진정시키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분석했습니다.그는 “경제가 3.5% 성장을 지속한다면 실업률이 떨어지기 시작하겠지만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루그먼 교수는 8년 간 연평균 3.7%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빌 클린턴 전 정부 시절과 비교했습니다.현 수준의 성장률로 연간 실업률이 0.5%포인트씩 하락해도 다행이나 완전 고용의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10년이 걸린다고 예상했습니다.그는 따라서 오바마 정부가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놔야 실업률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미국 메인스트리트도 깨어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