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 취소…비용.위험 고려한 결정
潘총장, 선관위 결정 환영…카르자이에 당선 축하

아프가니스탄 선거관리위원회가 오는 7일로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를 취소하고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을 당선자로 결정했다고 외신들이 2일 보도했다.

아지줄라 로딘 선관위원장은 이날 결선투표 후보 중 한 명인 압둘라 압둘라의 결선투표 불참에 따른 대책을 논의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 결선투표에 유일하게 남은 후보인 하미드 자르자이가 아프간의 선출직 대통령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결정이 아프간 선거법과 헌법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결선투표시 예상되는 막대한 비용과 위험 그리고 1명의 후보만 나선 결선투표를 치를 경우 우려되는 정당성 논란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선관위 최고위 관리인 다우드 알리 나자피는 "결선투표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선관위 결정 내용을 전했다.

이로써 지난 8월20일 1차 투표를 치르면서 시작돼 부정 시비로 얼룩졌던 아프간 대선은 2개월여 만에 일단락됐다.

그러나 선거 부정 재발 방지책 미비에 반발해 결선투표 후보가 사퇴하면서 아프간 대선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선거법에 명시된 결선투표가 치러지지 않는 등 막바지 선거 과정에 파행이 빚어지면서 선출직 대통령으로서 카르자이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또 향후 출범할 카르자이 2기 정부에 대한 정당성 논란은 대규모 아프간 주둔군 증파 여부를 고민 중인 미국에도 적잖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압둘라 후보는 전날 정부가 자신의 부정 방지책을 수용하지 않았다며 결선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그는 현 선관위원장인 아지줄라 로딘이 편파적이라며 그를 해임할 것을 대통령 측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또 그는 내무, 교육, 부족담당 장관도 선거법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며 경질하고, 1차 투표에서 이미 부정이 행해진 이른바 '유령 투표소'를 운영하지 말라는 조건도 제시했다.

한편, 아프간 선거를 지원해온 유엔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간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카르자이에게 당선축하 인사도 건넸다.

이날 카불을 깜짝 방문한 반 총장은 "만약 선관위가 헌법 절차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유엔은 그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할 것"이라며 "유엔과 국제사회는 아프간 차기 정부 및 아프간 국민 편에서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선관위 결정이 발표된 뒤에는 성명을 통해 "결선투표를 취소하고 카르자이를 당선자로 확정한 선관위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카르자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