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이 경제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가운데 유독 일본과 영국이 부진한 경제성적을 보이고 있다. 영국은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고,일본은 잠재성장률이 1%대 이하로 떨어졌다. 일본은 2011년까지 물가 하락 속 경기침체가 특징인 디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6일 "일본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0%대 성장을 의미하는 1% 이하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보도했다. 일본은행은 오는 30일 발표하는 '경제 · 물가 전망리포트'에서 잠재성장률을 지난 4월 발표 때의 '1% 전후'에서 '1% 이하'로 하향 수정하기로 했다. 기업 설비투자가 위축되고,이는 고용과 생산을 다시 줄이는 악순환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일본은행의 진단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의미한다.

앞서 일본은행은 2011년까지 핵심 소비자물가(CPI)가 3년 연속 하락하며 디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선 영국이'경제 지진아'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영국 성장률은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과 달리 -0.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가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스티븐 킹 HSBC홀딩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그토록 많은 돈을 쏟아붓고도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이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꺾고 있다"고 전했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연말을 고비로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재정적자 때문에 공공 부문 지출을 줄이고 경기부양책을 중단하는 자살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차병석 특파원/김동욱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