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년5개월 만에 뮤추얼펀드의 해외 투자를 허용했다.

중국 외환관리국은 26일 E펀드매니지먼트와 차이나머천트펀드 등 2곳의 QDII(적격 국내 기관투자가)에 각각 10억달러와 5억달러의 투자 쿼터를 배정했다. 이는 국내 자금을 해외로 돌려 위안화 절상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펀드매니지먼트는 새롭게 배정받은 금액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에,차이나머천트펀드는 글로벌 원자재펀드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작년 5월 이후 해외 투자를 허용하지 않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세계경제가 회복기조에 들어갔다는 판단 아래 해외 시장에 대한 직접 투자를 다시 허용했다"고 전했다.

컨설팅업체 Z벤 어드바이저스는 "창성 등 적어도 4개의 자산운용사에 올해 말까지 40억달러 규모의 해외 투자가 허용될 전망"이라며 "내년 말까지 16개사가 한도를 배정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왕 타오 UBS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을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더 많은 자금을 해외로 내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위안화 환율은 최근 수개월간 달러당 6.83위안 선에서 사실상 고정돼 있으나 중국의 급속한 경기회복과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향후 평가절상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도 위안화 절상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수출이 아직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화 가치를 올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1월 말 1조9130억달러에서 9월 말 2조2730억달러로 대폭 늘어났다.

앞서 중국 정부는 56개 업체에 총 559억5000만달러 규모로 QDII를 허용했다. 이 가운데 실제 투자금액은 지난 8월 말 현재 287억1000만달러에 달한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