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폭력배의 보호우산 역할을 하며 뇌물을 챙기다 체포된 원창(文强) 전 충칭(重慶)시 사법국장이 연예인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밝혀 불똥이 중국 연예계로 튀고 있다.

지난 8월 범죄와의 전쟁에 나선 충칭시 공안당국에 체포된 원창은 심문 과정에서 충칭을 방문한 연예인들을 협박해 관계를 맺어왔다고 실토했으며 이어 일부 여성 연예인의 실명이 그의 정부(情婦)로 거론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그가 "은밀한 사생활이나 비밀 등을 들이대며 협박하면 어렵지 않게 여성 연예인들과 잠자리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원창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한때 '시청률의 여왕'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렸던 여성 스타 인타오(慇桃)가 가장 먼저 유탄을 맞았다.

충칭의 한 흥신소 대표 쑹쭈더(宋祖德)가 블로그를 통해 "원창이 지난 3년간 인타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면서 뒤를 봐줬다"며 "원창 덕분에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인타오가 그의 마수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글을 올린 것.
그의 글은 순식간에 인터넷에 유포되며 큰 관심을 끌었으며 인타오는 즉각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펄쩍 뛰었다.

쑹이 곧 블로그의 글을 삭제하고 인타오에게 공개 사과하면서 파문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한번 연예계로 튄 불똥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한 누리꾼이 2001년부터 올해까지 충칭을 방문한 유명 여성 연예인 20여명을 방문 일자별로 상세하게 소개하면서 이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쏠리게 했다.

이 누리꾼이 거론한 여성 연예인들은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중국의 간판급 연예인들이다.

이 누리꾼은 "원창이 이들과 모두 잠자리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누가 그의 파트너였는지를 추측하는 데 참고하라"는 설명까지 달아놨다.

인터넷에는 원창과 관계를 맺었을 것으로 추측하는 이런 연예인 명단 수십 개가 떠돌고 있다.

파장은 충칭의 체육계로도 번졌다.

충칭에서 활동하는 운동 스타 가운데 미모가 빼어난 30여명의 명단이 나돌면서 마치 이들이 원창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여기게 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확실한 근거도 없이 실명을 거론해 스타들을 생매장하고 있다"며 "수준 낮은 중국 인터넷 문화의 병폐"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한 누리꾼은 "큰 물고기는 언젠가는 낚이기 마련이니 여성 연예인들이여, 청백리와는 잠자리할지언정 탐관은 피할지어다"라며 일부 연예인들이 스타덤에 오르기 위해 고위 관료를 등에 업으려 하는 연예계 현실을 조롱했다.

16년간 충칭 공안기관에서 잔뼈가 굵은 원창은 지난해 7월 충칭 검찰조직 총수인 사법국장에 올랐으나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서기가 올 들어 작심하고 벌이는 범죄와의 전쟁 과정에서 폭력조직 비호와 뇌물수수 등의 비리 혐의가 드러나 지난 8월 체포됐다.

http;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