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정 민영화를 적극 추진해온 니시카와 요시후미 일본우정 사장(사진)이 최근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일본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우정 민영화에 반대해온 민주당 정부는 그동안 니시카와 사장의 사임을 종용해왔다. 이에 따라 자민당 정권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구조개혁의 상징으로 추진한 우정 민영화는 결국 좌초될 전망이다.

니시카와 사장은 지난 19일 "정권 교체로 일본우정에 대한 정부의 방침이 바뀌었기 때문에 사임하는 것이 맞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니시카와 사장은 고이즈미 전 총리가 발탁한 경영자로 일본우정그룹의 주식 상장과 매각을 통한 민영화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하토야마 정부는 자민당 정권이 만든 민영화 계획을 백지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자민당 정권이 추진한 우정 민영화는 24만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거대 그룹인 일본우정공사를 2007년 10월부터 지주회사인 일본우정과 산하의 우편사업회사 우편국회사 우편저축은행 보험회사 등 4개사로 분사하는 게 골자다.

하토야마 정부는 니시카와 사장이 사퇴할 경우 이달 중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일본우정의 새 경영체제를 출범시킬 방침이다. 후임 사장에는 민주당 최대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과 친한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하토야마 유키오 대표와 가까운 데라시마 지쓰로 일본종합연구소 회장 등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가메이 시즈카 금융 · 우정담당상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170조엔에 달하는 일본우정의 거대 자산을 일본 내 지역경제 활성화와 해외투자 확대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