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치.경제 개혁 가속화 필요 평가

크로아티아가 28번째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되기 위한 가입 협상이 내년 타결될 수 있다고 EU 집행위원회가 평가했다.

EU 집행위는 14일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크로아티아가 모든 기준을 제때에 충족한다면 내년에 가입 협상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EU 집행위는 조선업 정비 노력 지속, 사법부의 정치적 독립, 부패 척결 노력 강화,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 대한 협력 강화 등을 크로아티아에 주문했다.

크로아티아는 최근 EU 회원국 슬로베니아가 영토 분쟁을 이유로 한 가입 협상 반대를 철회함에 따라 지난달 가입 협상을 재개했다.

또 EU 집행위는 마케도니아에 대해 정치적 안정의 핵심 요소인 알바니아계 소수민족의 정치권 통합에 진전을 거뒀다고 평가하고 가입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마케도니아는 2004년 EU 가입을 신청했으나 그리스와의 국명 분쟁으로 아직 가입 협상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세르비아의 경우 정치적 안정을 입증했으며 EU 가입이 중요한 국가 과제라는 인식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평가했다.

세르비아의 EU 가입은 아직 잡히지 않은 보스니아 내전의 특급 전범 용의자인 라트코 믈라디치 때문에 발목이 잡혀 있다.

세르비아는 지난해 4월 EU 가입을 위한 첫 단계인 안정제휴협정(SAA)을 맺었으나 믈라디치가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ICTY에 인도되기 전에는 비준할 수 없다는 네덜란드의 거부로 이 협약은 아직 발효되지 않고 있다.

세르비아는 비록 네덜란드가 동의하지 않았지만, 자국이 일방적으로 SAA를 이행했다며 SAA 체결 이후 지금까지 기간을 협정이행기간으로 간주해 올 연말 이전 EU 공식 후보국 지위를 신청하겠다고 EU 측을 설득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또 이슬람국가인 터키에 대해선 정치적, 경제적 개혁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아직 할 일이 많다고 언급했다.

키프로스와의 관계 정상화 뿐만 아니라 소수민족, 여성, 노동조합 등의 권리 확대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EU 집행위는 주문했다.

EU 집행위는 또 반정부 성향의 논조를 펼친 도안미디어그룹에 천문학적인 추징세액과 벌금을 부과한 것과 관련,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사례로 지적했다.

올리 렌 EU 확대담당 집행위원은 "터키가 계속된 정치적 개혁 노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기본적 자유 신장과 법질서 강화 등의 부족이 가입 협상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터키의 에게멘 바기스 EU담당장관은 "터키 입장에서 보면 이번 보고서는 가장 객관적이며 터키 정부에 가장 고무적인 보고서 중 하나"라고 평했다.

터키는 2005년 가입 협상을 시작했으나 EU 회원국인 키프로스를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협상에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 등이 터키의 EU 가입에 반대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