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주당의 집권후 첫 고위당직자회의가 대표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가 빠진 채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의 주도로 진행됐다.

이와관련 일본 현지언론은 14일 오자와 간사장의 당무 장악이 현실화했으며 정부와 여당의 이중구조가 뚜렷해졌다고 보도했다.

13일 열린 민주당의 고위당직자회의에는 아예 하토야마 총리의 자리가 없었다.

하토야마 총리 뿐 아니라 내각에서는 아무도 이날 당직자회의에 참석하지않았다.

8.30 총선으로 민주당이 정권을 장악한 이후 첫 고위당직자회의였다.

따라서 상징적으로라도 당 대표인 하토야마 총리의 출석이 예상됐으나 빗나갔다.

회의에는 오자와 간사장을 포함해 10명의 당직자가 참석했다.

상석에는 오자와 간사장과 간사장 직무대행인 고시이시 이즈마(輿石東) 참의원 의원회장이 나란히 앉았지만 오자와 간사장의 위상이 그대로 드러난 회의였다.

과거 민주당의 당직자회의에는 20여명이 참석했지만 오자와 간사장은 이를 10명으로 줄여 자신의 통제력을 강화했다.

오자와 간사장이 과거 민주당 시절의 '대표대행'직을 없애면서 부총리인 간 나오토(管直人) 국가전략담당상의 당내 자리도 없어졌다.

오자와 간사장은 당직자회의후 기자회견에서 "천하의 일을 도모하는 총리대신이 당직자 회의에 일일이 참석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와 합의한 '당은 오자와, 내각은 하토야마'의 원칙에 충실해 당은 자신이 챙기겠다는 것이다.

하토야마 총리도 "우리는 당무와 정부를 완전히 나누고 있다.

당직자 회의는 당무를 논의하는 자리다.

당직자회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라고 말해 앞으로도 당직자회의에 출석하지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관방장관 역시 "당직자회의가 있었습니까"라고 기자들에게 되물어 사전에 회의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음을 내비쳤다.

당의 대표인 하토야마 총리가 당무에서 완전히 배제될 경우 당.정의 이중구조가 고착화해 향후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의원 내각제 국가에서 국정의 중심이 당정 일원화를 통한 하토야마의 '원 톱'이 아니라 하토야마와 오자와의 '투 톱'이 되면서 정책 결정, 의회운영에 간극은 물론 하토야마의 리더십에 누수가 생기면서 권력투쟁과 정책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