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번 주에도 달러화 약세"

미국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에도 달러화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1.47-1.50달러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엔. 달러 환율은 87.50-91엔을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화가 더 약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놀랄 일"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안전한 투자처로서 달러화의 매력이 감소한 데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움직임도 달러화 약세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리를 인상하면 투자가 몰려 통화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분석가들은 실제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중앙은행들이 적지만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이번 주에 "큰 폭의 달러화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주 세계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후 주요 20개국(G20) 중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전격 인상, 경제위기 상황에서 취했던 각종 조치를 서서히 거둬들이는 이른바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달러화 약세에 안달 난 쪽은 미국의 교역 상대국들. 수출 주도형 경제인 한국을 비롯해 대만,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홍콩 중앙은행은 달러화의 하락 속도를 늦추기 위해 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럽에서도 유로화의 강세는 수출에 어두운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반면 미국은 아직은 느긋한 입장이다.

달러화의 약세가 미국 기업들의 수출은 물론 미국이 주장하는 세계 경제 '균형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은 세계 경제의 균형 성장을 위해 미국은 더 많이 수출하고 중국 등은 더 많이 수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관리들도 '강한 달러'를 선호한다는 공식 입장과 달리 미국 경제가 국내 소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달러화 약세를 용인하는 듯한 입장을 보여왔다.

달러화 약세는 그러나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달러화 약세가 수출 증가로 이어져 미국의 무역적자 감소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달러화로 가격이 매겨지는 주요 상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