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첫 평가전, 참담한 성적 예상

다음 달로 예정된 미국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의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모두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뉴저지와 버지니아는 모두 민주당 강세지역이지만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어 이대로 판세가 굳어진다면 민주당의 참패가 불가피하다.

특히 뉴저지와 버지니아는 수도인 워싱턴과 근접해 있는데다 내년 11월 중간선거에 앞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취임 첫해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2개 주의 주지사 선거가 민주당의 패배로 끝날 경우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와 높은 실업률 속에 논란을 무릅쓰고 건강보험 개혁을 추진 중인 오바마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팀 케인 주지사(민주)의 임기만료로 선거가 실시되는 버지니아에서는 주 검찰총장을 지낸 공화당의 밥 맥도널 후보와 주 상원의원인 민주당의 크레이그 디즈 후보가 경합하고 있다.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가 9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의 맥도널 후보가 민주당의 디즈 후보를 53% 대 44%로 9%포인트 앞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대선에서 버지니아에서 오바마는 6%포인트 차로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를 눌렀기 때문에 이번 주지사 선거판세를 지켜보는 민주당 수뇌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 바이든 부통령이 지난주부터 버지니아 일대를 돌며 선거지원에 나서는가 하면 민주당전국위원회는 1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긴급 지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8월 디즈 후보의 정치기금 모금행사에 나서 지원을 호소했으며 남은 기간에도 지원 유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판세를 역전시키지 못할 경우 오히려 오바마 자신이 입을 상처가 더 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오바마의 지원유세가 이뤄질지 여부는 아직 유동적이다.

뉴저지주에서는 오바마의 최측근인 존 코자인 현지사가 공화당의 크리스토퍼 크리스티 전 연방검사를 상대로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작년 대선때 오바마는 뉴저지주에서 15%포인트 차로 승리했지만 현재 코자인 주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7∼12%포인트의 열세를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임원 출신인 코자인은 연방검사로 화려한 경력을 보유한 크리스티 후보를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결부시키는 네거티브 전략을 펼쳤다.

이에 크리스티 후보 측도 코자인 주지사를 탐욕스런 월가의 금융인들과 한통속이라는 식의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전개하면서 선거전이 혼탁해지고 있다.

한편 현재 미국의 50개주 주지사 가운데 민주당 소속이 28명이며 공화당이 22명이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