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 올해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됨으로써 각국의 수반이나 국제기구의 수장으로 '현직'에 있으면서 이 상을 거머쥔 수상자 가운데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현직에 있으면서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업적이나 그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임기 중인 2000년 한반도 평화 정착에 힘쓴 공로로 이 상을 받아 수상의 기쁨을 더한 바 있다.

가장 최근 현직에 있으면서 평화상을 받은 인물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그는 2005년 핵무기 확산 방지와 원자력의 안전한 사용에 기여한 공로로 IAEA와 공동으로 이 상을 수상했다.

2001년에는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에이즈 및 빈곤 퇴치, 지역 분쟁 중재에 힘쓴 점을 인정받아 평화상을 품에 안았다.

1994년에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과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당시 총리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출범을 가져온 오슬로 협정을 성사시킨 공로로 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1993년에는 넬슨 만델라 당시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의장이 흑인 차별 정책 철폐를 이끈 점을 높게 평가받아 F.W. 데 클레르크 당시 남아공 대통령과 함께 공동으로 평화상을 받았으며, 이듬해 5월 대통령에 취임하기도 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도 냉전 종식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재직 중이던 1990년 이 상을 받았으며, 현 코스타리카 대통령인 오스카 아리아스 산체스는 1987년 내전을 끝내는 데 애썼다는 점에서 상을 거머쥐었다.

1978년에는 안와르 사다트 당시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당시 이스라엘 총리가 양국 간 역사적인 평화협정 체결을 이끈 점을 인정받아 수상의 기쁨을 누린 바 있다.

1971년에는 동독 화해를 이끈 빌리 브란트 당시 서독 총리에게, 1926년에는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벨기에, 체코슬로바키아, 폴란드의 국지적 안전보장 협약인 로카르노 조약 체결을 주도한 아리스티드 브리앙 당시 프랑스 총리에게 각각 상이 돌아갔다.

이밖에 1919년에는 우드로 윌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파리 평화회의에서 국제연맹 설립을 주창한 공로로, 1906년에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이 러일 전쟁을 종식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각각 상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newgla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