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모두 포함..인권 침해 논란 부를 듯

아랍에미리트(UAE)가 자국민은 물론 UAE에 거주하는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유전자(DNA)를 채취, 데이터베이스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범죄사건 해결을 위해 범죄자의 DNA를 채취하는 경우는 있지만 전 국민의 DNA를 데이터베이스화하겠다는 시도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어서 인권 침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UAE 내무부 산하 DNA 데이터베이스국은 인력과 장비 확충 등 준비 과정을 거쳐 12개월 안에 DNA 채취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지 `더 내셔널'이 8일 전했다.

DNA국은 UAE 인구 증가율을 고려해 앞으로 10년 간 매년 100만명의 DNA를 채취, 전 국민과 전체 외국인의 DNA 정보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AE 현재 인구는 600만명으로 이중 외국인은 500만명(83.3%)이다.

채취 방식은 DNA국 직원들이 대상자의 볼에 면봉을 뭍혀 DNA를 채취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UAE는 현재 범죄자 5천명의 DNA를 보유하고 있다.

DNA 정보는 미제사건 해결, 무연고 시신 신원 확인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DNA국은 덧붙였다.

그러나 범죄자 뿐 아니라 일반인에 대한 DNA까지 확보하겠다고 방침을 정함으로써 인권 침해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국제 인권 시민단체들은 DNA 등록.수집 범위가 확대될 경우 가족관계와 유전자 정보 등 개인 정보가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인권재판소도 전과가 없는 사람의 DNA와 지문에 대한 자료를 보관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판결을 내렸다.

UAE의 아흐메드 알-마르주키 DNA국장은 이에 대해 "우리는 DNA 정보를 다루는데 있어서 엄격한 규정을 적용할 것"이라며 "DNA 채취에 반대보다 찬성 의견이 많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