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열린다면 北의지 시험할 것"

미국은 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조건부 6자회담' 복귀 시사 발언에 대해 "과거와 다른 언급"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상황 진전에 따라 이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 포린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한 미국측 입장을 묻는 질문에 "북한이 최근 수주, 수개월간 했던 것과는 다른 언급"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방북 이후 나온 김 위원장의 언급에 대한 미국 정부 관계자의 첫 직접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크롤리 차관보는 "명백히 우리는 앞으로 (상황이) 진행됨에 따라 이것을 판단할 것"이라고 김 위원장의 언급에 대한 최종 평가는 유보하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북미 양자대화와 관련, "아무런 결정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수주 내에 열릴 수 있는 어떤 (북한과의) 대화의 목적도 북한이 6자회담으로 되돌아 올 의지가 있는지 여부와 그들이 자신들이 한 약속에 있는 의무를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를 시험해 보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대화가 수주 내에 열린다는 것이 아니라 만일 수주 내에 열린다면 미국이 그런 북한의 의지를 시험해 볼 것이라는 말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런 과정을 거쳐가면서 북한의 말이 아닌 북한의 행동에 의해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6자회담으로 돌아오도록 만드는 도구로 양자적 기반에서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해 왔다"고 설명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다음달 중순 한.중.일 방문 전 북미대화가 열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특정한 시간표를 두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가 (시점을) 맞출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대화도 북한의 6자회담 복귀라는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적절히 준비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다음주 방중과 관련, "캠벨 차관보가 아태지역 공관장들과의 중요한 회의를 위해 오늘 호놀룰루로 떠났으며, 이후 도쿄와 베이징에 들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북핵 문제)에 대해 지역의 파트너들과 계속 논의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협의 결과를) 기다리고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무부 당국자는 캠벨 차관보의 중.일 방문에 마이클 쉬퍼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 등도 동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