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고구려를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것은 영국 아서왕의 카멜롯성을 어느 날 갑자기 독일 소유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5일 '고대왕국 고구려를 둘러싼 말 전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고구려 역사 소유권을 놓고 중국과 남북한 사이에 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편입하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비판했다.

더 타임스는 "기원전 37년 건국된 고구려는 탁월한 학자들을 배출하고 지금의 '코리아'라는 이름을 낳게 한 의미가 있다"며 "2003년 중국의 국영 언론들이 갑자기 고구려를 중국에 편입하려 한 것은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들지만 카멜롯성을 갑자기 독일의 것이라고 우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신문은 이어 북한 같은 무신론적 독재정권에서도 "활쏘기의 명인으로 무력을 앞세워 지배했던 고구려 동명왕은 확실히 (사회주의적) 국가영웅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명의 서장을 장식한 고구려의 시조로 추앙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1300년 전 멸망한 고구려를 둘러싼 역사적 소유권을 놓고 남북한이 공동으로 동아시아지역의 최대 강국인 중국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고 자세히 소개했다.

더 타임스는 지난주 중국 학자들이 고구려의 심장부로 요동지역의 중심이었던 단둥에서 만리장성의 동쪽 끝이 발견됐다며 기념식을 개최한 것을 두고 '동북아시아의 역사전쟁'이 발발했다고 평가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